시작에 앞서 재즈와 클래식, 무엇이 다른 걸까? 무엇을 선택할까?
시작의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배움의 첫 시작 또는 학습 진로의 결정. 그 의미가 어찌 됐든 피아노의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도 배우기 전엔 알지 못했던 재즈피아노와 클래식피아노의 차이점과 나에게 더 잘 맞는 것이 둘 중 무엇인지 풀어내보겠습니다.
* 재즈피아노와 클래식피아노의 차이점
1. 음악적 차이점
- 클래식 피아노: 이미 정해져있는 고전적인 형식과 규칙을 따르며, 악보를 정확하게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형식으로는 소나타, 콘첸토, 프렐류드, 푸가 등이 있고 작곡가로는 베토벤, 모차르트, 슈베르트 등이 있습니다.
- 재즈 피아노: 클래식보다 더 유연하며, 연주자가 실시간으로 창의적으로 곡을 변형하고 자유롭게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형식으로는 스윙, 블루스, 보사노바 등이 있고 연주가로는 키스자렛, 에디히긴즈 트리오, 빌 에반스 등이 있습니다.
2. 악곡의 해석
- 클래식 피아노: 기존 악보집에 적용되어 있는 형태들을 작곡가의 의도대로 정확하게 연주되어야 합니다. 원곡의 화성, 연주 기법 등등 연주자의 임의대로 연주가 불가합니다.
- 재즈 피아노: 대부분 임프로바이제이션의 형태로 연주됩니다. 간단히 제시되어 있는 틀 안에서 연주자의 자유대로 실시간으로 변형 연주하고 솔로(solo) 파트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연주자의 개성을 살려 연주할 수 있습니다.
# 임프로바이제이션 : 임프로바이즈(improvise)라는 것은 작곡과 연주를 동시에 하는 것입니다.
임프로바이즈라는 용어 대신에 많은 사람들은 애드립(ad Lib), 라이드(Ride), 또는 잼(Jam)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합니다.
이러한 용어들은 뮤지션 스스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음악을 만들어가는 즉흥연주를 의미합니다.
3. 연주 기법
- 클래식 피아노: 악곡을 표현해내는 부분이 가장 중요합니다. 레지스터 변화, 다양한 다이내믹 레벨, 특정한 손가락 기술 등이 강조됩니다.
- 재즈 피아노: 재즈에 사용되는 장르마다 리듬의 악센트가 다르며, 그 악센트를 잘 활용하여 독창적이고 개성 있게 연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아노 단독으로도 연주가 가능하지만 트리오(trio)로 연주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보통 트리오는 피아노, 드럼, 베이스입니다. 요즘은 퓨전재즈도 발달되어 있어 일렉기타나 고전악기를 함께 사용하기도 합니다.
4. 화음의 구성
- 클래식 피아노: 주로 불협 되지않은 규칙적인 화음과 화성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재즈 피아노: 블루스의 경우 블루스만의 스케일이 정해져 있기도 합니다만 보통 사용되는 화음은 자유자재입니다. 화음의 확장과 수정, 화음 변화 등이 흔하며, 화음의 여러 가지 활용이 가능합니다.
5. 리듬과 그루브
- 클래식 피아노: 악곡에 맞게 정해져있는 정확한 리듬 패턴을 갖습니다. 리듬이 균형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듣기 편안합니다.
- 재즈 피아노: 블루스, 스윙 리듬과 자유로운 그루브가 특징이며 연주자는 그루브에 맞추어 연주합니다.
즉, 공통된 내용은 이것입니다.
클래식은 본래의 악보를 흐트리지않고 있는 그대로 연주하되 연주자가 건반 터치나 느낌을 얼마나 잘 살려내며 연주하는지가 중요한 포인트.
재즈는 정해져있는 몇 마디의 음계와 코드를 반영하여 연주자의 자유대로 본인의 특성을 살려내어 실시간으로 곡을 만들어내며 연주하는 것이 포인트.
* 자, 이제 차이점을 알았으니 나에게 더 잘 맞는 유형은 무엇일지 의견을 나누어봅시다.
일단 재즈와 클래식의 각 대표가 되는 작곡가 또는 연주가의 음악을 먼저 들어봅니다.
재즈는 그와중에도 아주아주 다양한 음악들이 많습니다. 정통재즈에 속하는 스탠다드재즈의 음악을 먼저 들어보세요. 은근 어디서 들어본 듯한 음악들도 꽤나 등장합니다. 재즈 연주자들은 스탠다드재즈 북(book) 안에 있는 곡들을 자기 방식으로 편곡하여 연주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같은 제목에 아티스트가 다른 경우가 많으니 각각 들어보며 내 스타일을 찾아보세요. 내 스타일의 장르나 아티스트를 찾았다면 그 장르나 아티스트곡 위주로 찾아서 들어보기도 해 봅니다.
재즈곡을 들어봤는데 좀 난해하고 정신없나요? 그럼 이제 클래식을 들어보세요. 우리 아주아주 잘 아는곡들이 펼쳐 나올 거예요. 아주 단조로운 곡, 아주 웅장한 곡.. 피아노 혼자 다양한 색깔을 냅니다.
그래도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다구요 ?
한 곡 전체가 악보 속에 왼손, 오른손 딱딱 나뉘어 박자와 음정, 빠르기와 세기까지 친절히 그려져 있는 것이고 그것들을 연주자가 연주해 내는 것이 클래식입니다. 작곡가가 오더를 내리면 연주자가 제조하는 것이죠. 그 오더를 예쁘고 깔끔하고 확실하게 만들어내는 과정이 아주 매력적입니다. 클래식은 오케스트라와 합주를 이루기도 하지만 주로 단독으로 연주하기 때문에 재즈보다는 좀 더 미래지향적인 것은 사실입니다.
나는, 내가 오더를 내리고 싶다! 내 상상력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재즈가 잘 맞으실 겁니다. 오더를 내릴 기본적인 재료들은 있으니 거기에 내 색깔에 맞춰 오더를 내리고 제조까지 해보세요. 재즈는 보통 대학으로 따지면 실용음악과에 속합니다. 그래서 재즈도 재즈지만 다른 실용음악 악기들과 합주를 주로 합니다. 가요반주나 교회반주도 실용음악에서 배웁니다. 작곡을 겸하여하지 않는 이상 재즈만으로 단독 플레이어를 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순 있고 보통 팀을 꾸려서 진행합니다.
내가 표현력이 풍부하다면 클래식, 창의력이 풍부하다면 재즈. 클래식과 재즈를 둘 다 배워본 자로써 추천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클래식을 먼저 시작하고 재즈로 전향했습니다. 사실 창의력이 풍부해서라기 보단 재즈의 무한 매력에 빠진 거죠. 그러나 클래식 음악도 사랑하고 가끔 클래식 악보를 꺼내보기도 합니다. 이처럼 내가 딱 결정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라 배우면서도 다시 찾아갈 수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취미든 전공이든 음악을 사랑하는 멋진 분들 모두 원하시는 방향으로 행복하게 걸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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